[기획 연재] 술잔 속 한국, 전통주의 향기_3-1
전국 방방곡곡, 지역을 담은 술 한 잔
지역 전통주의 유산, 술에 담긴 이야기
한국 전통주는 각 지역의 자연, 환경, 문화가 술 한 잔에 담긴 고유한 유산이다. 기후와 토질,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삶이 녹아든 술은 단순히 한 잔의 음료를 넘어 지역 정체성과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번 3-1회차에서는 한국의 다섯 지역을 중심으로 그곳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전통주를 살펴본다.
강원도: 자연과 함께 빚는 ‘동동주’
강원도는 맑은 물과 산이 어우러진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동동주가 전통적으로 사랑받아 왔다. 동동주는 막걸리의 한 종류로, 쌀알이 술 위에 둥둥 떠 있는 모습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강원도의 쌀과 맑은 물로 빚어내는 동동주는 상쾌한 맛과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이다.
과거 농부들이 들판에서 일을 마치고 마셨던 동동주는 현재 강원도의 대표적인 전통주로, 술에 담긴 강원도의 자연과 서민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충북: 구수한 매력의 ‘청명주’
충북 지역에서는 청명주라는 전통주가 유명하다. 청명주는 단오날 마시는 술로도 알려져 있으며, 찹쌀과 누룩을 발효해 만든다. 이름처럼 청명한 날씨를 연상케 하는 맑고 투명한 색깔과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이 술은 과거 양반들이 즐겼던 술로, 풍미가 깊고 은은한 향을 자랑한다. 오늘날 청명주는 충북 지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되어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전남: 달콤한 ‘홍주’의 유혹
전라남도의 대표 술 중 하나인 홍주는 색과 맛에서 독특한 매력을 자랑한다. 홍주는 술이 붉은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며, 이는 전통적인 약재와 누룩을 함께 사용해 빚기 때문이다. 달콤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인상적이며, 여성들이 특히 선호하던 술로 전해진다.
홍주는 전통 혼례와 같은 큰 행사에서 빠지지 않는 술로 사용되었으며, 지역 특산물과의 조화를 통해 현대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경남: 강렬한 맛과 향의 ‘산청약주’
경상남도 산청에서 빚어지는 산청약주는 한약재와 누룩을 사용해 만든 약주로, 건강한 술로 잘 알려져 있다. 산청은 약초의 고장으로, 이 지역의 특산물이 술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산청약주는 특유의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맛과 깊은 향으로 술 마니아들에게 사랑받는다. 또한, 술을 마신 후에도 깔끔한 여운이 남아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게도 적합하다.

제주도: 바람과 흙이 빚어낸 ‘고소리술’
제주의 대표 전통주인 고소리술은 제주 고유의 증류주다. 제주도의 돌담과 감귤밭 사이에서 빚어진 고소리술은 자연 그대로의 맛을 담고 있다. 보리와 고구마를 발효시켜 만든 이 술은 도수가 높지만,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고소리술은 제주의 바람과 흙을 품고 있으며, 전통 양조법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제주를 대표하는 술로 자리 잡았다.

지역의 혼을 담은 술 한 잔
전통주는 각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유산이다. 이번 3-1회차에서는 강원도, 충북, 전남, 경남, 제주도의 전통주를 소개했다. 각 술은 단순히 마시는 음료가 아니라, 그 지역의 정체성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개체다.
다음 3-2회차에서는 또 다른 다섯 지역의 대표 전통주를 탐구하며, 한국 전통주의 풍요로움을 더욱 깊이 들여다볼 것이다. 술잔 속에 담긴 지역의 이야기를 따라 함께 여행해보자.